«오늘 너무 슬픔»

«오늘 너무 슬픔»
멀리사 브로더 지음 | 김지현 옮김 | 232쪽 | 13,000원

불안과 우울에 관한 트위터 퀸으로 등극한 멀리사 브로더의 자전적인 고백. 자신이 겪은 정신적 고통과 성적 판타지, 중독 성향, 연애 관계 등을 솔직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익명의 트위터 계정 @sosadtoday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뒤 이 책으로 멀리사 브로더라는 구체적인 여성의 한층 더 내밀한 경험들을 털어놓았다. 한 매체는 이 책을 두고 “우리의 삶을 구해 줄 유일한 트위터 책”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브로더는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던 중 이를 치유하려는 목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했고 자신의 감정을 트윗으로 전송하면서 신기하게도 슬픔과 우울이 걷히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진솔하고 웃긴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안과 웃음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불어 이 책이 한 여성의 지극히 사적인 고백을 담고 있기에 오늘 우리는 이 글쓰기를 ‘여성의 경험 말하기’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 너무 슬픔»은 고백과 치유의 시도이자 다른 여성들에게 함께하자고 손을 내미는 연대와 접속의 제안이기도 하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렇게 우주로 전송하는 일은 단순히 일기를 쓰는 것과는 다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안도감이었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분비되는 도파민 덕분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내 안에 있던 것들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팔로워 수가 급속도로 늘어 갔고, 계정의 규모가 점점 커져 갔다.
그러다 진짜 희한한 일이 일어났다. 나를 온통 뒤덮었던 불안과 우울이 걷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신 내 일상에는 트윗의 소재로 삼을 만한 슬픔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나 비루하다고만 생각했던 내 예민한 감정들을 사람들 앞에 떳떳이 내보이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실망감, 나 자신이 징그럽고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기분 등등. 그리고 ‘우리는 왜 여기에 있을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같은 근본적인 의문들도. 내가 솔직해질수록 더욱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이제 보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삶과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을 덮으려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실패해 실망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근원적인 슬픔으로 회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불안 아래에는 슬픔이 있네, 하지만 누가 거기까지 내려가겠어>)

멀리사 브로더의 에세이들은 슬프고 불편하면서도 독창적으로 찬란하다. 지금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정직하게 밝혀 주는 에세이들.
록산 게이Roxane Gay,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 지은이

어찌나 퇴폐적이고, 엄청나게 웃기고, 심오하고, 파괴적인 책인지.
제이미 어텐버그Jami Attenberg, «미들스테인 가족», «세인트 마지» 지은이

멀리사 브로더의 에세이들은 절개된 정맥을 보여 주듯 노골적이다.
몰리 크래브애플Molly Crabapple, «피 흘리기» 지은이

불손하고 배짱 넘친다. 한번 펼치면 덮을 수 없는 책.
커트니 마움Courtney Maum, «여기서 너 없이 아주 재밌게 보내고 있어» 지은이

멀리사 브로더는 불온한 재치를 휘두르며 자신의 가장 내밀하고 그로테스크한 내면을 숨김없이 펼쳐 보인다.
세라 제러드Sarah Gerard, «쌍성» 지은이

멀리사 브로더의 책이 다른 고백 이야기와 다른 점은 그녀가 충격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이다.
«엘르»

충격적이면서도 유쾌한 이 엄청나게 사적인 에세이 모음집은 원초적인 동시에 매우 웃기다.
«코스모폴리탄»

멀리사 브로더는 아마도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정 무역상일 것이다.
«지큐»

* * *

차례
절대로 만족하지 않는 법
차크라 시대의 사랑
온전하고도 깡마른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인간이 아닐 수 있게 도와줘
당신의 구멍을 채워 줄 사람은 그 안에서 질식할 거야
당신을 죽이려 드는 위원회가 머릿속에 있다면
인터넷 중독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다
내 목은 유감스럽지 않다
니코틴 껌은 내 수호성인
내 구토 성애, 나 자신
문자 한 통은 너무 많고 문자 천 통은 너무 부족해
여보세요, 911이죠? 시간이 안 멈춰져요
내 상위 자아랑 메신저 대화하기
안녕, 내 가슴 속 공포랑 인사해
네 판타지에서 절대로 못 벗어나는 건 잘돼 가고 있어
친구들을 가까이, 불안은 더욱 가까이
그러게 크니시는 먹지 말라고 했잖아: 폴리아모리와 병에 관한 고찰
불안 아래에는 슬픔이 있네, 하지만 누가 거기까지 내려가겠어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여성-정병러’의 사적인 경험 말하기

* * *

지은이 /   멀리사 브로더Melissa Broder
펜실베이니아주 브린모어에서 태어났다. 터프츠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펭귄 출판사 홍보 담당자로 일하면서 «마지막 섹스팅»Last Sext, 2016을 비롯해 네 권의 시집을 냈다.
담배와 니코틴 껌부터 술과 약물, 사람과 애정에 이르기까지 온갖 대상에 중독되는 성격이라 스스로를 “중독에 중독된 사람”이라 묘사할 정도며, 유년기부터 불안장애를 앓아 왔고 2012년부터는 공황 발작을 겪기 시작했다. 원인 모를 거대한 두려움과 불안, 슬픔과 우울을 치유하고자 같은 해 익명으로 @SoSadToday라는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자신의 중독 성향, 정신적 고통, 애정 관계 등을 솔직하고 코믹하게 써 올리면서 큰 인기를 모았다. 2015년 «롤링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혔고, 2016년에는 트위터 계정의 내용을 토대로 에세이집 «오늘 너무 슬픔»을 출간해 “우리의 삶을 구해 줄 유일한 트위터 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늘 너무 슬픔’ 계정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64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에 «엘르» 온라인판에서 ‘아름다움과 죽음’ 칼럼을, 드라마 <걸스>를 제작한 리나 더넘과 제니퍼 코너가 발행하는 페미니즘 웹진 «레니 레터»에서 별자리 운세란을 쓰고 있다. 2017년 푸시카트 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했으며, 2018년 5월에는 첫 장편 소설 «물고기자리»The Pisces를 발표했다.

옮긴이 /   김지현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단편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환상 문학 웹진 «거울』에 창작 및 번역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레딩 감옥의 노래», «캐서린 앤 포터»,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게스트», «캐릭터 공작소», «신더», «벌들의 죽음»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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