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 업 쇼트: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 문현아・박준규 옮김 | 352쪽 | 18,000원
«커밍 업 쇼트»는 신자유주의적 전환이 오늘날 ‘노동 계급 청년들’의 ‘성인기로의 이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는 사회학 저작이다. ‘선택의 부재’ 상황에 처해 있는 ‘노동 계급 청년’ 100명을 인터뷰해 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울러 산업 노동을 대체한 서비스 경제에서 살아남고자 고투하는 여성과 비백인 청년의 현실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신자유주의가 젠더와 인종의 선을 따라 어떻게 상이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런 상황에서 보수화된 청년들을 단순히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신자유주의 담론을 스스로 재생산하게 되는 주체적 과정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신과 좌절만을 경험한 청년들은 경쟁, 개인주의, 자립이라는 신자유주의의 문화적 각본을 받아들이고는 자립하지 못한 사람들을 배척한다. 또한 ‘무드 경제’의 명령에 붙들려 자아의 성장에 집중하는 탓에 시장과 국가 같은 강력한 제도들이 행사하는 힘을 시야에서 놓치게 된다.
이 책은 우리 자신과 타인, 공동체에 대한 이해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불평등에 저항하는 연대를 수립하고 유지하기란 요원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래야만 청년들이 성인이 된 이야기를 감정 관리로 환원하지 않고, ‘우리’라는 감각을 유지한 상태로 불안전 및 상실과 맞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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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한국어판 서문
서문
1장 리스크 사회에서 성인이 된다는 것
2장 현재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 성인기에 이르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들
3장 불안한 친밀함들: 리스크 사회의 사랑, 결혼, 가족
4장 경직된 자아들: 미국 노동 계급의 재형성
5장 무드 경제에서 살아가기
결론 리스크의 감춰진 상처들
부록 연구 방법
후주
옮긴이 후기
참고 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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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제니퍼 M. 실바Jennifer M. Silva
인디애나 대학교의 ‘폴 오닐 공공 및 환경 업무 대학’ 조교수(2019~)로 정치 문화, 사회 계급, 불평등, 성인기로의 이행 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4년 웰즐리 칼리지를 졸업하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석사 학위를, 2010년에는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크넬 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로 있으면서 문화와 불평등을 연구하는 사회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 박사 후 과정 중 경제 불안이 사회적 유대감과 시민적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2013년에는 첫 저작인 『커밍 업 쇼트』를 출간했으며, 대중적 글쓰기도 활발히 병행해 연구 내용을 『뉴욕 타임스』, 『뉴요커』, 『보스턴 글로브』, 『디 애틀랜틱』, 『보스턴 리뷰』, 『살롱 닷컴』 등에 실었다. 2019년에는 쇠퇴 중인 한 탄광 도시 거주민들을 인터뷰해 이들이 미국 정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우린 여전히 여기에: 미국 심장에 놓인 고통과 정치』를 출간했다.
옮긴이 / 문현아
서울 대학교 ‘국제 이주와 포용 사회 센터’ 책임 연구원(2020~). 연구자와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병행하며 연구 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젠더, 돌봄, 건강, 사회 불평등에 폭넓게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2012)이 있고, 『돌봄 노동자는 누가 돌봐 주나?: 건강한 돌봄 노동을 위하여』(2012), 『페미니즘의 개념들』(2015) 등을 공저로 펴냈다. 또한 『경계 없는 페미니즘』(2005), 『세계화의 하인들』(2009)을 번역했고, 동료들과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 낸시 프레이저의 비판적 정의론과 논쟁들』(2016),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2018) 등을 함께 옮겼다.
옮긴이 / 박준규Park Christian Joon
한양 대학교 ERICA 문화인류학과 교수(2012~). 한양 대학교 ‘글로벌 다문화 연구원’ 원장도 겸하고 있다. 세계화, 관광, 디지털 기술을 주제로 인류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 문제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참여인류학을 실천하고자 한다. 또한 이주, 다문화, 세계화 관련 지역 사회 기반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저서로 Cultural Landscapes of Korea(2010), 『현대의 서양 문화』(2011), De-bordering Korea(2013), 『현대 문화인류학』(2018), Diasporic Returns to the Ethnic Homeland(2019)가 있고,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2018), 『글로벌 시대의 문화인류학 4판』(2019) 등을 함께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