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 문화론» 내용을 소개합니다(4~6장)

4장 <가상 국가>

A 가상 국가

3장에서 잠시 중국 대륙으로 눈을 돌려 유민 내셔널리즘의 탄생과 전개를 고찰했던 «부흥 문화론»은 4장에서 유민 내셔널리즘이 근세 일본에 미친 영향을 살핍니다. 유민이 존재하지 않는 일본에서 유민 내셔널리즘이 수용된 양상을 후쿠시마는 ‘가상 국가’라는 개념으로 풀어 나갑니다.

후쿠시마는 «부흥 문화론» 전반에 걸쳐 일본이 ‘멸망을 모른다’고 지적합니다. 망국의 역사도 없거니와 ‘부분적 멸망’의 경험조차 직면하기보다는 주술화=예능화해 의식 바깥으로 몰아내려 한 일본에서는 중국 유민이 만들어 낸 ‘유민 내셔널리즘’ 같은 강렬한 내셔널리즘이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일본에서 내셔널리즘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4장 A편은 중국발 유민 내셔널리즘이 근세 일본에 ‘감염’된 경위를 보여 주며, 중국 유민이 그렸던 상실된 국가의 이미지가 일본에 ‘가상 국가’로서 덮어쓰기된 결과로 일본 내셔널리즘의 태동했다고 주장합니다. «부흥 문화론» 내용을 소개합니다(4~6장)

«부흥 문화론» 내용을 소개합니다(1~3장)

«부흥 문화론»은 여섯 개의 장을 통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일본 문화사를 ‘부흥 문화’의 관점에서 새로 쓰고 있으며, 각 장은 상보적 성격의 A와 B 두 편으로 나뉘어 구성됩니다.

이 구성을 따라가며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저희가 생각하는 이 책의 매력도 짚어 보려 합니다. 특히 지은이 후쿠시마 료타의 힘 있는 문체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자주 본문 인용을 했으니 꼭 함께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1장 <부흥기의 ‘천재’>

A 히토마로적인 것

1장 <부흥기의 ‘천재’>는 가키노모토노 히토마로와 구카이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합니다. 둘 모두 대부분의 국내 독자에게 낯설 것 같은 이름이지만, 일본 독자라고 해서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우리도 우리 고전을 잘 모르듯😅).

후쿠시마는 먼저 “천재란 대체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미래의 현실이 될 만한 씨앗을 미리 한 아름” 품고서 “문명의 존재 방식을 예고한 존재”라고 답하며 히토마로와 구카이를 고대 부흥기의 두 (상반된) ‘천재’로 호명합니다.

이 가운데 히토마로는 “시가의 성스러운 기원”이자 시가집 «만엽집»을 대표하는 “가성”歌聖으로 숭앙되는 인물입니다. 후쿠시마는 그를 ‘진신의 난’이라는 일본 고대사 최대의 내란 ‘전후戰後 문학가’로 정의함으로써 이 책의 주제 의식을 가시화합니다. «부흥 문화론» 내용을 소개합니다(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