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적 내밀함

«읽기»는 강연을 엮은 책이어서 장 말미나 중간에 학생들의 질문과 스피박의 답변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인 <교직과 자서전>의 질문 제목은 ‘비평적 내밀함’이에요. 이에 대한 스피박의 대답을 발췌해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철학적 읽기와 문학적 읽기의 구분에 대한 질문이 나왔던 같아요. 이에 그는 그런 차이는 부수적이라고, 적어도 자신에게는 그냥 읽기가 있을 뿐이라고 답합니다. 이는 비평적 거리가 아니라 비평적 내밀함을 확보하는 읽기예요. 그가 애용하는 표현으로는 “텍스트의 프로토콜”에 들어가는 읽기고요.

그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대중 파업»을 예로 들어 이것을 간명하게 설명합니다. 읽기란 요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텍스트’의 사적인 문법을 살피는 것이라고요. 그리고 그러한 읽기로 훈련받아야만 어떤 텍스트를 진정으로 ‘사용’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스피박은 말해요.

그의 글이 종종 그렇듯 무심해 보이면서도 에너지 가득한 부분입니다. 읽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부분이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 부분을 읽었다면 이제 강연의 처음으로 돌아가 스피박의 읽기에 들어서는 일만 남았어요!

비평적 내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