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리얼리즘» 표지 디자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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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리얼리즘» 표지(커버)

‘자본주의의 종말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는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영국의 문화 비평가 마크 피셔의 첫 책으로 자본주의의 실패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읽기 전엔 자본주의나 대안 어쩌구 하는 딱딱한 표현들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뛰어난 문화 비평가로 소문난 지은이의 글답게 논의를 영화나 음악 등 대중적인 소재들과 잘 엮어놓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른 학술서들에 비해 내용이 어렵지 않고 또 문장력도 더없이 훌륭하게 느껴졌는데, 지은이가 분명 마음 따뜻한 사람일 거라 확신하게 되는 부분이 여럿 있었고 곳곳에서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표현을 만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나는 이 책을 아주 감정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 같기도 하다. 피셔가 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재작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게 이 책은 떠올리면 가슴 한 켠이 저린, 아픈 손가락 같은 텍스트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표지 디자인 후기

마크 피셔의 K-punk 블로그는 한 세대 동안 읽혀야 한다

마크 피셔와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관한 마지막 블로그 글을 올립니다. 피셔가 사망한 후 음악 비평가 사이먼 레이놀즈가 «가디언»에 기고한 추도문입니다(https://goo.gl/4QXjZ5). 이 글에서 레이놀즈는 피셔의 블로그 K-punk가 2000년대에 영국 비평계에서 차지했던 위상과 역할, 피셔가 매혹되었던 문화적 대상들, 지칠 줄 몰랐던 열정을 동료이자 독자의 입장에서 회고하고 있습니다. 피셔를 잃은 슬픔과 더불어 그의 작업을 이어받은 정신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마크 피셔의 K-punk 블로그는 한 세대 동안 읽혀야 한다

미래가 그립습니까? : 마크 피셔 인터뷰

마크 피셔는 사회 비평가인 동시에 음악·영화 비평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자신도 밝히고 있듯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는 음악을 거의 논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음악에 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한 편을 번역해 올립니다. 2014년에 «내 삶의 유령들»을 출간한 후 «크랙 매거진»과 나눈 인터뷰로(https://goo.gl/H1Pjfu), 여기서 피셔는 새로움을 낳지 못하는 최근 문화의 무능과 레트로 문화의 득세,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들에 내재한 부정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신의 목표 등을 언급합니다. 마크 피셔와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관심을 가진 독자뿐 아니라 대중음악을 어떤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지 고심하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인터뷰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가 그립습니까? : 마크 피셔 인터뷰

현실 추상: 현대 세계에 이론을 적용하기

오늘은 마크 피셔가 이론에 관해 쓴 짧은 글을 번역해 올립니다. 이 글은 영국의 예술 저널 «프리즈»Frieze 125호(2009년 9월)에 게재되었고, 피셔의 선집 «K-PUNK» 725~727쪽에 재수록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피셔는 자명한 것에서만 근거를 찾으려 하는 경험주의 경향을 비판하면서, 2009년 니콜라 부리요가 기획한 ‘얼터모던’ 전시를 둘러싼 논란 등에도 개입하고 있습니다. 자본은 현실을 추상적인 가치관계로 구조화합니다. 금융 위기의 결과는 고통스런 개인의 경험으로 나타나지만, 금융 위기 자체는 추상적인 관계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셔가 비판하는 경험주의자들은 눈에 드러나 있는 경험적 현실만을 강조하며 이론적 추상을 경시하곤 합니다. 피셔는 증거와 사실 등을 강조하는 이런 태도가 오히려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효과며, ‘현실 추상’을 드러내고 상대하려면 이론적 추상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실 추상: 현대 세계에 이론을 적용하기

축구, 자본주의 리얼리즘, 유토피아

마크 피셔가 블로그에 쓴 글 한 편을 번역해 공유합니다. “축구, 자본주의 리얼리즘, 유토피아”라는 제목을 붙인 이 글은 2010년 7월 6일에 그의 블로그 k-punk에 올라왔고(https://goo.gl/pNJEZQ), 사후 출간된 선집 «K-PUNK» 483~485쪽에 재수록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피셔는 영국의 축구 리그가 포스트포드주의적 자본에 포섭된 후의 이데올로기적 풍경을 묘사합니다. 그는 한 천재 감독의 생애를 통해 축구가 보여 줄 수 있었던 유토피아적 순간과 그것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짧지만 강렬하게 반추합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자본주의에 물든 프로 축구의 세계에서도 유토피아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축구, 자본주의 리얼리즘, 유토피아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심문하기: 마크 피셔 인터뷰

마크 피셔가 2009년 12월에 «먼슬리리뷰 진» 지면에서 매슈 풀러와 가졌던 인터뷰를 번역해 블로그에 올립니다(원문은 https://goo.gl/WaQqrT). 여기서 두 사람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에서 강조했던 교육을 포함한 공공서비스의 시장화, 대타자와 권위, 관료주의, 유효한 정치 투쟁의 가능성 등의 사안을 다시 한 번 토론하고 논의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주장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께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더 활발한 논의가 벌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심문하기: 마크 피셔 인터뷰

우리는 현실주의자가 될 여유가 없다

오늘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부록으로 수록한 마크 피셔와 조디 딘의 대담을 공개합니다. 2009년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출간된 후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낀 일군의 연구자가 모여 «자본주의 리얼리즘 읽기»라는 편집서를 출간했고, 이 대담을 그 책의 첫 챕터로 수록했습니다.

마크 피셔의 대담 상대자로 나선 조디 딘은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좌파 정치학자 중의 한 명입니다. 딘은 자본주의가 우리의 주체성을 잠식한 결과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마저도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유효한 적대를 구축할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그리고 이 대담에서 두 사람은 특히 이런 정치적 주체의 등장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일부 내용을 확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담이라는 형식 덕분에 한층 심도 깊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리얼리즘»도 그렇듯 이 대담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현실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이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논의를 들여다보는 데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현실주의자가 될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