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비용»의 첫 장 <빅 실버>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무엇을 써야 할지, 누구를 위해 쓸 건지에 관한 데버라 리비의 다짐을 엿볼 수 있는 챕터예요.
«살림 비용»은 길지 않은 열한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중 특히 짤막한 이 장에서 리비는 묘하게도 자신의 경험이 아니라 자신이 목격한 한 장면을 묘사하고 있어요.
리비의 글로 전해진 이 일화는 «살림 비용» 전체의 무대를 설정하는 한편 몇몇 단어와 착상(폭풍과 보트, 빅 실버로 불리는 남성, 밝히지 않은 상처 등)은 반복되는 모티프로 활용되어 뒤에서도 거듭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장의 배치가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책을 읽어 갈수록 여기에 던져진 말들이 잔상처럼 남아 계속 곱씹게 돼요. 그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무척 강렬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특별한 장이 «살림 비용»이라는 책의 내부를 궁금해하고 상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 봅니다.
… 1 빅 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