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노동론(발췌)

«감정화하는 사회»의 2장 ‹이야기 노동론› 일부를 공유합니다. 이 책의 기본 문제 의식과 사회의 감정화를 초래한 동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은이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무상 노동 문제를 다룹니다. 플랫폼이 내세우는 소위 ‘공유 경제’ 노동자들의 처우가 얼마 전부터 사회 문제로 대두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은이는 이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를 포함하면서도 구분되는 ‘새로운 노동 문제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넷 플랫폼은 흔히 개방된 ‘자기 표현’의 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콘텐츠 게시라는 우리의 무상 노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됩니다. 달리 말하면 이는 소비 행위 및 우리의 감정 표현 자체가 자본에 의해 무상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의 자기 표현은 자유와 기회뿐 아니라 억압으로도 작용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말할 거리가 없을 때도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그렇기에 인터넷상의 ‘자기 표출’은 “지극히 직접적인 감정의 토로”로 귀결되곤 합니다. 그리고 이를 이윤으로 회수하는 것은 인터넷 플랫폼 자본입니다.

1989년 지은이는 일본 서브컬처 비평의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받는 «이야기 소비론»을 발표해 ‘창작하는 소비자’의 등장이라는 사회 현상을 선구적으로 짚어 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소비자들의 ‘창작’이 일종의 무상 노동 콘텐츠가 되는 사회적 체제가 성립하리라는 것은 예감하지 못했습니다. «감정화하는 사회»는 변화된 사회에 대한 진단인 동시에 자신의 과거 입장을 반성하고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아래 발췌한 <이야기 노동론>을 읽으면 현재를 설명하고 비판할 언어를 모색하는 지은이의 절박함을 뚜렷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야기 노동론(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