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세이라는 병

일본의 문예지 «분게이»(文藝) 2019년 여름호에 수록되었던 아즈마 히로키의 에세이를 안천 선생님이 번역해 주셨습니다. 이 에세이에서 아즈마는 2019년 4월 30일로 끝을 고한 헤이세이 연간과 자신의 경력을 포개며 감회를 풀어냅니다. 일본 사회 전체가 변화를 향한 희망으로 넘실대던 90년대(헤이세이 00년대)에 철학과 비평을 공부하고 문필가로 데뷔했던 그는 헤이세이를 철저한 실패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레이와라는 새 연간에도 거짓 희망으로 들뜬 ‘축제의 시대’가 이어질까 염려합니다.
«관광객의 철학»에서 그는 “나는 이 닫힌 회로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라는 문장을 썼습니다. 책의 문맥에서는 실체성을 잃고 공회전을 거듭하는 현대 사회 사상을 향한 염증의 표현이었으나, 이 에세이를 읽은 후 곱씹어 보니 숨막히는 시대와 작별하겠다는 선언으로 더욱 절실히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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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라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