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존재하는 수고로움

«살림 비용»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처럼 한국 작가가 리비의 글에 응답하는 ‘후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전작의 박민정 선생님에 이어 이번엔 여성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차분하고 촘촘한 문장으로 직조해 왔을 뿐 아니라 번역 활동도 이어 오고 있는 백수린 선생님이 흔쾌히 후기를 맡아 주셨어요.

백수린 선생님의 후기 <나로 존재하는 수고로움>은 옥상 수도 동파라는 일상의 한 사건을 계기 삼아 ‘가부장제 바깥에서 홀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세상이 보이는 무례함을, 또한 골목에 쭈그려 앉아 혼자 얼음을 깨고 있을 때 다가온 살가운 손길을 들려주는 글입니다.

«살림 비용»의 축도처럼 느껴지는 이 글은 “누구누구의 아내나 엄마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존재할 자유”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과 그 분투의 과정에서 일궈 나가게 될 연대를 되새기게 만들어 줍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여성들이 이 글에서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나로 존재하는 수고로움

당신 작가 아닌가요?

«알고 싶지 않은 것들> 권말에는 ‘추천의 글’과 함께 소설가 박민정 작가의 ‘후기’가 실려 있습니다. 많은 번역서에서는 말미에 옮긴이의 감상이나 해설을 담은 ‘옮긴이 후기’를 수록합니다. 그런데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은 일반적인 옮긴이 후기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을 작업 과정에서 이예원 번역가께서 주셨고, 플레이타임도 그에 공감해 내용에 대한 해설보다는 이 책에서 영감을 얻은 독자적인 글을 덧붙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작가를 떠올렸고 그중 옮긴이께서 제안하신 박민정 작가가 이 책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년기에 대한 관심과 여성 서사의 모색이라는 점에서 두 작가 사이에 접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박민정 작가께 글을 청탁했고 원고를 읽어 보시곤 기꺼이 쓰겠다는 답을 주셨습니다.
도착한 글은 박민정 작가 버전의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이 글 <당신 작가 아닌가요?>는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세상의 잔혹함을 드러내는 어린 시절 경험들, 그런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한 여성 작가의 자아에 미친 영향, 이 모든 것이 소설을 쓰는 데 있어 재산이 되더라도 이 재산이 그렇게 큰 가치가 있느냐는 의심까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의 질문들을 반향하며 자신만의 경험으로 번역한 또 한 편의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더불어 이 글은 한국에서 태어난 여성 다수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경험들로 가득 차 있는 지금 여기의 여성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글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관심을 북돋는 계기가 되기를, 나아가 살아가면서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알게 되고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모든 독자 분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라며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당신 작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