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미래)

김지승

만약에, 라고 시작해 보자. 만약에 클로디아 랭킨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고장 난 구조의 일부라면. 흑인 차별적인 각본의 체제 안에서 기능하며 모든 장르의 관습을 재창조할 뿐이라면. 현재는 꽁꽁 막혔고 미래는 이미 상실되었다면. 구멍 난 과거만이 우리를 지탱한다면. 모든 걸 딛고 얻은 생존, 바로 그 생존의 콜라주인 한 권의 책을 앞에 두고 펼칠 수 있다면. 자신이 가진 기록과 자료를 기꺼이 나눈 흑인들이 공동 저자인 책의 서문을 읽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고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