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그의 사유, 그의 인격»을 출간하며 이 책의 내용과 서술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들어가며>를 공유합니다. 아주 간명한 이 장에서 벤느는 조금의 유보도 남기지 않고 결정적인 규정을 제시합니다. 푸코는 회의주의자였다고요.
그는 구조주의자, 68 사상가, 상대주의자, 허무주의자 등 푸코를 수식하는 여러 규정을 가볍게 물리치며 푸코가 믿은 것(역사적 사실, 인간의 자유 등)과 믿지 않은 것(일반론, 실천을 정당화하는 철학 등)을 구분한 뒤 푸코의 특이성을 “역사적 비판”에 기초한 “경험적 인간학”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또 이 글은 폴 벤느가 한 사람의 작가로서 얼마나 매력적인지도 보여 줍니다. 기개가 넘치는 도입부터 날렵하고 우아한 푸코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게 하는 마무리까지, 먼저 떠난 지적 동료를 향한 애정과 존경이 문장에서 흠뻑 묻어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이렇듯 <들어가며>는 이어질 본문을 예비하는 한편, 벤느의 서술이 단호함의 아름다움을 성취하고 있음을 예시합니다. 이 짤막한 분량에 자신이 생각하는 푸코의 모두 것을 펼쳐 보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예요. 이 책뿐 아니라 푸코 저작 전반에 대한 (논쟁적인) 길잡이로 손색이 없는 글이에요.
… 들어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