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기 넬슨과의 대화

매기 넬슨이 2015년 «북포럼» 지면에서 «어덜트» 매거진 편집장이자 인터뷰어와 작가로 활동하는 세라 니콜 프리켓Sarah Nicole Prickett과 나눈 대화를 번역해 블로그에 올립니다. 세라 니콜 프리켓의 허락을 받아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이 대화에서 두 사람은 수행적 글쓰기, 장르 구분, 폴 B. 프레시아도, 퀴어함과 급진, 글쓰기의 위험, 페미니즘적인 무심함, 여성에게 이기심을 덧씌우는 문화, 개개인이 처한 맥락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쓰면서 넬슨이 무엇을 의도했고 무엇을 걱정했는지, 또 무엇을 피하고자 했는지가 이 인터뷰로 조금 더 분명히 드러나리라 생각해요.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글이기도 하고요.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읽었거나 읽으려 하는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희망합니다.

원문 링크: Bookforum talks with Maggie Nelson – Bookforum Magazine

매기 넬슨과의 대화

≪아르고호의 선원들≫이 인용한 문헌들

매기 넬슨이 ≪아르고호의 선원들≫에서 인용한 글과 책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책의 원서에는 인용 문헌의 출처를 밝힌 주석이나 참고 문헌이 없습니다. 저희는 이 결정이 인용된 텍스트와 넬슨 자신의 말을 뒤섞는 시도이자 독자의 궁금증을 증폭하려는 (그리하여 직접 찾아보도록 우리를 꾀는) 전략이라고 이해했어요. 넬슨이 무엇을 염두에 뒀는지와는 별개로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한국어판에도 문헌 출처를 넣어 주지 않았는데요. 영어권 독자는 넬슨이 인용한 구절을 실마리 삼아 어렵지 않게 (대부분 영어인) 출처를 찾을 수 있는 반면, 번역본만으로는 그러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를 감안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끝내 확인하지 못한 문헌도 있습니다) 저희가 찾을 수 있는 한에서 참고 문헌을 재생해 보았습니다. 넬슨이 인용하는 문헌과 인용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낀 독자분들께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아르고호의 선원들≫이 인용한 문헌들

쓰기와 보듬기

≪아르고호의 선원들≫ 해외 서평을 번역해 공유합니다. 조너선 파머가 2015년 9월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한 <쓰기와 보듬기>예요.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읽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마음까지 보듬어 주는 글이에요. 이예원 번역가께서 옮겨 주셨고,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의 허락을 받아 이 글을 블로그에 게재합니다. (Copyright © 2015 by Los Angeles Review of Books)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작업하며 길을 잃은 기분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 몇 편의 서평과 인터뷰가 길을 밝혀 주었는데요. 그중 하나가 이 글이었습니다. 또한 가장 울림이 큰 글이었고요.

파머는 이 책의 표층 아래에서 흐르는 “괄목할 특징이자 묘하게 전복적인 저류”를 포착합니다. 그에게 ≪아르고호의 선원들≫의 호소력은 “건강만큼이나 지루하고 밋밋한 것을 귀하게 대하는 자세”와 우리를 초대하려는 이 책의 헌신에서 비롯합니다.

저희에게 이 서평은 “추상적이고 심지어는 난해한 언어를 거쳐 속 깊은 직언으로 다가오며 의외로 포괄적인 단어에 안착한다” 같은 문장으로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작업하는 내내 어렴풋이 머릿속을 맴돌았던 느낌과 생각을 언어화해 준 글입니다.

조너선 파머는 넬슨이 독자를 믿고 그들을 초대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그는 작가로서 넬슨을 믿으라고, 무엇보다도 독자인 우리 자신을 믿고 우리만의 읽기를 발전시켜 보라고 독려합니다. 우리가 넬슨과 그 가족을 바라보는 동시에 넬슨의 글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음을 유념하면서요.

원문 링크: https://lareviewofbooks.org/article/writing-and-holding/

쓰기와 보듬기

≪아르고호의 선원들≫ 디자인 후기

나는 직업인으로서의 디자이너에 가깝다. 나만의 디자인 철학이랄 것도 없고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 같은 것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른 디자이너들이 이론적인 논의를 펼치거나 담론을 형성하려는 걸 볼 때면 자극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 얕음이 들통날까 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더욱더 안쪽으로 숨어드는 편이다. 이제까지 쓴 디자인 후기들에서 작업을 맞닥뜨린 내 어리둥절함과 막막함 같은 솔직한 심정을 줄줄이 쓰긴 했지만 이것도 큰맘 먹고 용기를 낸 거고, 디자이너라는 멋진 직업이 내 삶을 작지 않은 무게로 억눌러 왔음을 느낀다. 게다가 성격 탓도 있어 좁디좁은 생활 반경과 대인 관계를 이어 오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스스로를 좀 더 내보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부족하거나 약점인 부분들까지도 겁내지 않고, 망설임 없이 새로운 관계에 뛰어들며. 몇몇 계기가 있었는데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읽고 작업한 것도 그중 하나다.

≪아르고호의 선원들≫ 디자인 후기

≪아르고호의 선원들≫

시, 회고록, 비평을 넘나들며 장르를 구부러뜨려 온 매기 넬슨의 대표작. 파트너 해리 도지와 사랑에 빠진 시점부터 해리 어머니의 사망과 넬슨 자신의 출산에 이르는 몇 년간을 소재로 퀴어함, 사랑, 트랜지션, 모성에 대한 문화적 가정들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구하는 과정을 글쓰기로 재생한다.

이 책은 쾌락과 돌봄, 퀴어와 가족, 래디컬과 순응의 관계를 흩뜨리며 끊임없이 나와 우리를 다시 빚는 ‘되어 감’의 과정을 담고 있다. 문화적 이분법과 명명의 한계를 조심스럽게 피해 가며 파트너와 아이를 비롯한 타자들과의 마주침을, 그들이 가져다준 갖가지 쾌락을, 서로를 보듬는 보통의 헌신을 열렬하고도 진실하게 재현한다.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자서전과 달리 삶의 내밀한 사건들을 (인용을 경유해) 이론적, 비평적 성찰과 긴밀하게 엮은 이 책은 출간 후 문화계 전반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작품과 삶, 공과 사의 구분을 무너뜨린 오랜 페미니즘 전통을 잇는 한편 ‘자기 이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명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아르고호의 선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