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SNS에 올린 «나선형 상상력» 관련 글 가운데 본문 내용을 소개한 것들을 모아 블로그에 올립니다. 헤이세이 30년 일본 문학의 지형도를 그리는 너른 시야의 책인 만큼, 전체상을 또렷하게 인지할수록 책의 유용성도 따라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본문과 같은 ‘이야기, 내향, 정치, 사소설, 범죄, 역사’ 여섯 개 테마의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어요. 이 책이 궁금한 분들만이 아니라 이미 읽은 분들이 감상을 정리해 보시는 데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내러티브
1장은 불과 몇 년 전의 사건도 간단히 잊히고 문학이라는 장르의 연속성 자체가 희미해지는 현실을 짚은 후, 헤이세이 동안 ‘내러티브의 위기’라는 문제에 천착한 작가들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전개할 ‘헤이세이 문학론’의 포석을 놓으려 합니다.
헤이세이 초에 이 위기를 예민하게 의식한 작가가 오에 겐자부로였습니다. 세계를 굽어보며 주인공의 성장을 그리는 안정적 내러티브가 불가능해졌다는 인식에서, 오에는 매 작품마다 임시적 내러티브를 설계해 복잡하고 불투명한 현실의 단면을 잘라낼 필요가 있음을 말했습니다. 헤이세이적 허무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꼽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이야기할 내용이 없다 해도 이야기의 자세를 설계할 수는 있다’는 아이러니의 내러티브를 실천했고, 이후 출현하는 작가들도 내러티브의 위기에 대한 선배 작가들의 전략을 일정하게 공유하게 됩니다.
… «나선형 상상력»의 전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