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의 철학»

«관광객의 철학»
아즈마 히로키 지음 | 안천 옮김 | 336쪽 | 18,000원

근대의 태동과 함께 출현한 세계 시민의 이상이 21세기 들어 흔들리고 있다. 배외주의적 정치 세력의 득세,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 세계 각지에서 끊이지 않는 테러리즘. 세계는 새로운 내셔널리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이루어진 지구화를 되돌리는 데는 많은 대가가 따른다. 무엇보다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민과 세계 시민 사이에서 분열되어 있다. «관광객의 철학»은 이 분열을 넘어서는 정치철학을 모색한다. 이때 관광객은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 사이에서 분열된 현대 세계를 다시 연결할 수 있는 정치적 주체의 상징이다.

«관광객의 철학»은 2000년대 정보 사회에 관한 독창적인 논점을 제기하며 일약 일본 비평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던 아즈마 히로키가 지난 20여 년의 활동을 결산해 “지금 시점에서 내린 결론”을 담은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칸트와 헤겔, 슈미트와 코제브 그리고 아렌트, 노직과 로티, 네그리와 하트 등 기존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이론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또 비판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다듬어진 ‘관광객의 철학’에 도스토옙스키부터 현대 SF에 이르는 문학이 보여 준 전망을 접목시킨다.

이 책은 흔하고 가까운 관광이라는 현상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철학적 위기를 돌파할 실마리로 삼음으로써 진지함과 경박함, 공과 사 등 자유로운 사유를 가로막는 장벽들을 허물어뜨린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철학이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을 솔직히 개진한다. ‘오배’, 즉 배송 사고를 목표로 하지만 누구에게나 ‘전달될 수 있는 언어’를 지향한다. 다방면에 걸쳐 이어져 온 지은이의 작업이 한 권의 책 안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집약되는 것을 독자들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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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들어가며

1부 관광객의 철학
1장 관광
보론 2차 창작
2장 정치와 그 외부
3장 2층 구조
4장 우편적 다중으로

2부 가족의 철학(서론)
5장 가족
6장 섬뜩함
7장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주체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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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아즈마 히로키東浩紀
1971년 도쿄도 미타카시에서 태어났다. 1994년에 도쿄대학교 교양학부 과학사·과학철학 분과를 졸업했고 1999년 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학술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가라타니 고진이 주재하던 비평지 «비평 공간»에 <솔제니친 시론>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2002년부터 2010년대 초반에 걸쳐 게이오의숙대학교, 고쿠사이대학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 도쿄공업대학교, 와세다대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10년에 출판사 콘텍처즈를 설립했고 2012년 겐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3년부터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출판사 운영에 전념하기 시작했으나, 현재는 겐론의 대표직을 사임하고 잡지 «겐론»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1999년 첫 저서이자 박사 논문이기도 한 «존재론적, 우편적»으로 제21회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장편 소설 «퀀텀 패밀리즈»로 제23회 미시마유키오상을 수상했다. 또 2015년에는 «약한 연결»로 제5회 기노쿠니야 인문대상을, 2017년에는 «관광객의 철학»으로 제71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 «일반 의지 2.0», «테마 파크화하는 지구» 등 여러 저서를 발표했다.

옮긴이 / 안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 일본 문학을 전공했으며 도쿄대학교 총합문화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대 일본의 새로운 ‘계급’을 둘러싼 지적 지형도>, <‘소설의 종언’ 이후의 일본 소설론>, <대전환의 예감, 보이지 않는 윤곽> 등의 글에서 아즈마 히로키를 다뤘다. 옮긴 책으로 «일반 의지 2.0»(아즈마 히로키), «약한 연결»(아즈마 히로키), «이 치열한 무력을»(사사키 아타루), «야전과 영원»(사사키 아타루),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다카다 아키노리)이 있으며, 2020년에는 아즈마 히로키를 인터뷰한 책을 한국에서는 «철학의 태도»로, 일본에서는 «철학의 오배»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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