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쓰레기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다.” 너무 식상한 이야기라고요? «쓰레기»의 지은이 브라이언 틸은 우리가 정말로 이 말의 의미를 실감하고 있는지 묻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은이가 캐낸 사례들에서 쓰레기는 일회용 커피 잔과 컴퓨터 안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온갖 파일뿐 아니라 파묻힌 비디오게임, 땅속에서 느릿느릿 유출되고 있는 플루토늄, 나무에 걸린 비닐봉지, 다락방과 헛간과 거실에 쌓인 잡동사니, 우주를 떠다니는 위성의 잔해를 아우르게 됩니다. 지은이는 이 미지의 쓰레기들 사이를 산책자의 시선으로 거닐면서 생각과 문장을 한계까지 밀어붙입니다. 이제 친숙했던(혹은 친숙하다고 상상했던) 오브젝트인 쓰레기는 낯설어지고, 쓰레기가 우리의 욕망, 우리가 만들어 온 세상과 문명, 점점 더 세계를 망가뜨리기만 하는 우리 무능의 핵심 요소임이 생생히 드러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