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져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마 그 투명함과 비춤의 속성 탓에 유리를 통해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잊지요. 그러나 반면에 그 속성 덕분에 유리는 아주 독특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대상, 저 너머 가려진 진실, 빛바래지 않은 과거나 간절히 엿보고 싶은 미래, 혹은 지금 이곳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을 보여 줄지도 모른다고요. 첨단 기업 마케터에서 르네상스 문학 전문가로 변신한 지은이는 «유리»에서 이런 기대들이 과거에나 현재에나 유리를 매개로 발현되었고 또 유리를 이용해 실현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셰익스피어의 거울에서 최신 웨어러블 디바이스까지.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의 대차대조표를 적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실은 기나긴 ‘유리의 세기’를 살고 있음을 새삼 자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