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우리»
캐머런 어쿼드-리치 지음 | 호영 옮김 | 372쪽 | 24,000원
오랫동안 덧씌워진 병리화의 굴레로부터 트랜스젠더의 삶과 생각을 해방하고자 많은 이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 노력은 트랜스젠더가 말하자면 미쳐 있지 않음을 강조하는 방향을 취했다. 트랜스가 사회적 인정을 얼마간 획득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지만, 긍정과 낙관을 위해 트랜스 주체들의 ‘나쁜 감정’이 부정되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트랜스젠더의 구체적인 고통을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하곤 한다.
낙관적인 전망과 그 조건이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공존하는 이 순간, 『끔찍한 우리』는 트랜스에게서 광기를 벗겨 내고자 한 역사를 재고하자고 제안한다. ‘끔찍한 우리’란 우울, 성적 트라우마, 해리, 비사회성 등으로 고통받지만 종종 이런 부적응을 이용해 살아갈 수 있는 자아와 세계를 만드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안녕하지 않은, 곧잘 나쁜 감정과 기분에 시달리는 이 우리와 함께, 이 우리를 통해 사유할 때 열리는 삶과 해석의 공간을 펼쳐 보인다.
… «끔찍한 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