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학살 전쟁 넉 달 후

질베르 아슈카르가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 일간지 «알-쿠드스 알-아라비»에 기고한 2월 6일 칼럼을 번역해 블로그에 올립니다. 이 글에서 아슈카르는 이스라엘의 학살 전쟁이 시작된 지 넉 달이 경과한 시점에 팔레스타인이 그동안 얼마나 파괴되었는지를 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끔찍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에 더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범죄인 도미사이드(‘주거지 말살’)도 포함됩니다. 이어 그는 남부로 강제 추방당한 200만 명의 주민이 얼마나 불안정한 처지인지 언급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양 정부들이 운위하는 ‘해법’들의 공허함과 위선을 지적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아주 짧지만 왜 이번 전쟁이 학살로 불리는지, 1차 나크바를 능가하는 2차 나크바로 여겨지는지 여실히 드러내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 이후로도 한 달 이상이 지났고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항의가 절실합니다.

원문 링크: https://gilbert-achcar.net/gaza-after-4-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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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은 집단 학살의 교과서적 사례다”
“금세기 어떤 전쟁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자행하는 절멸 캠페인에 근접조차 하지 않는다”

2023년 10월 이래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민간인을 살상하고 도시를 파괴하며 인도적 구호를 차단해 왔다. 75년간 이스라엘에 지배당한 팔레스타인 인민은 수많은 공격과 탄압을 감내해야 했지만, 가자 지구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번 침공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참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태연히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번 학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분석하려는 시도다. 반제국주의 시각에서 오랫동안 중동의 지정학적 현실을 연구해 온 질베르 아슈카르는 이전의 관찰과 사태의 추이에 기초해 작금의 학살을 이해할 실마리를 던져 준다.

번역은 한국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을 알리고 BDS 운동에 힘써 온 ‘팔레스타인 평화 연대’가 맡았다. 번역에 더해 상세한 옮긴이 주와 해제로 팔레스타인 역사의 생소함을 완화한 이 책은 이번 학살 전쟁에 대한 시각과 통찰을 길러 주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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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희망

오랫동안 준비한 번역문 하나를 올립니다. 2019년 문화 비평가 토드 B. 그루얼이 «k-펑크» 엮은이 대런 앰브로즈와 «k-펑크» <서문>을 쓴 사이먼 레이놀즈를 각각 인터뷰한 <가연성 희망>이라는 글이에요. 번역 및 게재를 허락해 준 온라인 잡지 «팝매터즈»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원문 링크: https://www.popmatters.com/mark-fisher-simon-reynolds-darren-ambrose

앰브로즈와 레이놀즈는 «k-펑크»의 <엮은이 서문>과 <서문>으로 마크 피셔에 대한 자신들의 기억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 글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라 할 수 있어요. «k-펑크»를 작업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자료라 독자 여러분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서문>들보다 조금 더 비공식적인 이 인터뷰는 마크 피셔가 어떤 개성을 보유한 비평가였고 그의 사고가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잘 드러내 줍니다. 특히 사이먼 레이놀즈는 피셔뿐 아니라 여러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기도 해요.

이 인터뷰를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k-펑크»를 읽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이 인터뷰(그리고 블로그에 올린 다른 여러 글)를 동행인 삼아 2024년에도 «k-펑크»와 최근 2판이 출간된 «자본주의 리얼리즘» 많이들 읽고 얘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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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리얼리즘» 2판

2018년에 번역되어 한국 독자들에게 마크 피셔라는 비평가를 각인한 «자본주의 리얼리즘» 2판이 출간되었다. 2022년 영국에서 발표된 원서 2판에는 마크 피셔의 부인인 조이 피셔의 <서문>, 동료이자 비평가인 알렉스 니븐의 <서론>, 소설가로 피셔와 함께 제로 북스와 리피터 북스를 설립한 타리크 고더드의 <후기>가 수록되었다. 이번 한국어 2판에서도 이 글들을 번역해 실었고, 그 외에 본문 번역과 디자인을 소폭 손질했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사회적 상상력을 거의 완전히 잠식했다. 자본주의의 종말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쉬울 정도다. 자본주의가 우리의 삶뿐 아니라 생각의 지평까지 장악한 이런 상황을 이 책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자본주의는 스스로를 유일하게 유지 가능한 체계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모순과 비일관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지배에 균열을 낼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달리 말해 자본주의가 자신이 약속하는 바를 결코 지킬 수 없는 실패한 체계임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기존의 이론적 개념들을 이용해 각종 문화 현상을 명민하게 분석하는 이 책으로 마크 피셔는 동시대 영국의 가장 중요한 이론가 대열에 속하게 되었고, 당시 새롭게 등장한 정치 운동과 호흡을 같이하며 젊은 세대 공중의 지지를 얻었다. 나아가 ‘개인화된 정신 건강’, ‘새로운 관료주의’, ‘참신함을 만들어 낼 수 없는 문화적 무능’ 등의 쟁점은 우리 사회로 가져와 다시 읽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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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출판인 연대 성명서

지난 11월 3일, 세계 여러 지역의 출판사 및 출판업 관련 단체가 뜻을 모아 Publishers for Palestine(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출판인) 연대를 결성하고 영어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집단 학살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표명에 대한 탄압을 비난하는 이 성명서에 모로코, 미국, 에스파냐 카탈루냐, 아일랜드,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총 44개 출판사 및 단체가 최초로 서명했고, 더 많은 출판인이 잇따라 동참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출판인 연대는 여러 번역가의 도움을 받아 이 성명서를 (현재) 아랍어, 우르두어, 한국어, 그리스어, 인도네시아어, 타밀어 등의 언어로 번역해 더 많은 출판인이 함께해 주길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어로 옮긴 성명서를 공유합니다(이예원 옮김). 11월 3일 발표된 성명서와 연서한 출판 관련 단체 및 서명 양식은 영국의 버소 출판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출판 관계자 분들도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본문의 일부 수치를 현재 상황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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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학자 푸코가 현재를 돌(아)보는 방법

활동가이자 역사학도로 «세상과 은둔 사이», «불처벌»(공저), «원본 없는 판타지»(공저) 등의 저자인 김대현 선생님의 «푸코» 서평을 공유합니다. 벤느의 관점을 이어받아 “자료 보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푸코를 조명하고, 푸코의 이해자로서 벤느의 탁월함도 정확히 짚은 글이에요.

또한 미국의 지성사가 제임스 밀러가 푸코의 섹슈얼리티를 다루며 내비친, 연구의 시선에 내재한 동성애 혐오 문제를 날카롭게 다루며 소수자와 ‘함께 있음’의 의미를 숙고해 볼 것을 제안하는 글입니다(<개정판 옮긴이 후기>와도 공명하는 주제라서 한층 반가운 부분이었어요).

저희가 소개하고 싶었던 이 책의 면모들을 고루 톺아 보고 연관 텍스트를 광범위하게 참조하며 단단한 문제의식으로 연결한, 글의 스타일과 자세 모두 «푸코»의 그것과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서평을 전할 수 있게 되어 몹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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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푸코: 그의 사유, 그의 인격»을 출간하며 이 책의 내용과 서술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들어가며>를 공유합니다. 아주 간명한 이 장에서 벤느는 조금의 유보도 남기지 않고 결정적인 규정을 제시합니다. 푸코는 회의주의자였다고요.

그는 구조주의자, 68 사상가, 상대주의자, 허무주의자 등 푸코를 수식하는 여러 규정을 가볍게 물리치며 푸코가 믿은 것(역사적 사실, 인간의 자유 등)과 믿지 않은 것(일반론, 실천을 정당화하는 철학 등)을 구분한 뒤 푸코의 특이성을 “역사적 비판”에 기초한 “경험적 인간학”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또 이 글은 폴 벤느가 한 사람의 작가로서 얼마나 매력적인지도 보여 줍니다. 기개가 넘치는 도입부터 날렵하고 우아한 푸코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게 하는 마무리까지, 먼저 떠난 지적 동료를 향한 애정과 존경이 문장에서 흠뻑 묻어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이렇듯 <들어가며>는 이어질 본문을 예비하는 한편, 벤느의 서술이 단호함의 아름다움을 성취하고 있음을 예시합니다. 이 짤막한 분량에 자신이 생각하는 푸코의 모두 것을 펼쳐 보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예요. 이 책뿐 아니라 푸코 저작 전반에 대한 (논쟁적인) 길잡이로 손색이 없는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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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그의 인격, 그의 사유»

폴 벤느는 1950년대 파리 고등 사범 학교에서 처음 푸코를 만나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까운 친구이자 지적 동지로 지냈다. 푸코주의를 역사학에 접목하는 한편 푸코 후기 작업이 고대사를 탐사하는 데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했던 벤느는 2008년 자신의 결정적 푸코론인 «푸코: 그의 인격, 그의 사유»를 펴내 오랜 벗에게 마지막 헌사를 바쳤다.

이 책에서 벤느는 푸코에 대한 오랜 오해를 교정하고 그의 유산이 가진 의미와 잠재력을 전하는 데 진력한다. 그에 따르면 푸코는 무엇보다도 회의주의 철학자였다. 이 책은 푸코 작업의 전반을 아우르며 푸코 사상에 대한 가장 일관되고 에두르지 않는 설명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교차하는 벤느의 기억 속 인간 푸코의 면모는 회의주의적 고고학자이자 전투적 행동주의자였던 푸코의 초상을 선연히 그려 낸다.

이 책은 «푸코, 사유와 인간»(이상길 옮김, 산책자, 2009)의 전면 개정판이다. 번역을 새롭게 가다듬고 주석의 보완 외에도 초판 부록이었던 푸코 연보와 저작 목록을 최신화했다. 더불어 2021년 ‘푸코 스캔들’의 전말과 함의를 담은 옮긴이 에세이 <푸코를 불태워야 하는가?>를 ‘개정판 후기’로 수록해 출간의 의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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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에 맞서기 위한 실천 매뉴얼

인류학자 이승철 선생님께서 학술지 «문명과 경계» 7호(2023년 9월)에 «피투자자의 시간» 서평인 <금융 자본에 맞서기 위한 실천 매뉴얼>을 발표하셨습니다. 이승철 선생님의 허락을 구해 저희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원문도 «문명과 경계»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다운받을 수 있으니 PDF로 보시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 보세요.
원문: http://ricc.postech.ac.kr/bbs/board.php?tbl=journal&mode=VIEW&num=12&amp;

이승철 선생님은 일상 생활의 금융화와 포퓰리즘을 연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저희 블로그를 통해 페어의 글도 번역했을 정도로 미셸 페어의 작업을 꾸준히 살펴 오셨는데요. «피투자자의 시간»을 비평할 최적임자인 만큼 아주 명료하게 이 책의 장점과 약점을 짚어 주셨습니다.

“금융을 분석하고 문제 삼을 개념과 ‘가지성(intelligibility)’의 틀이 여전히 취약하고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을 밝히며 시작하는 이 서평은 «피투자자의 시간»을 이런 개념과 틀을 제공하는 작업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서평에서 제시하는 이 책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융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기존 논의들을 재배치한다는 것, 금융화와 관련된 동시대 사회과학 연구들과 긴밀히 연결되는 확장성을 지닌다는 것, 무엇보다도 금융 자본주의에 대응할 논쟁적이지만 일관된 전략을 제시한다는 것.

나아가 «피투자자의 시간»에서 제시하는 노동 운동과 피투자자 운동의 유비가 불완전하고, 금융 내부와 외부의 투쟁들 간 연결 고리가 부족하며, 투자/투기라는 인간 조건이 사물과 권리, 사회, 정치에 대한 상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는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서평은 “앞선 논의들을 명쾌하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정리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도우면서, 흥미로운 질문과 사유를 계속해서 자극하는 책”이라는 평가로 마무리됩니다.

«피투자자의 시간»의 의의와 미진한 점 모두를 명료하고 균형 감각 있게 짚어 주신 이승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피투자자의 시간»뿐 아니라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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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펑크» 1 디자인 후기

처음엔 «k-펑크» 표지를 디자인하는 날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말이 800쪽이지 원서가 너무 빽빽해서 이걸 한국어판으로 만들면 1,500쪽은 너끈히 나올 텐데, 이번 생엔 못 내지 않을까? ㅎㅎ 게다가 피셔의 압축적인 논리와 현란한 문체에 옮긴이 선생님들과 편집자 모두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ㅎㅎㅎㅎ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그사이 우리는 이 책을 네 권으로 분권해 하나씩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악전고투 끝에 첫 권 번역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때부턴 «k-펑크» 표지를 디자인하는 날이 영영 오지 않기를 바랐다. 전작인 «자본주의 리얼리즘»보다 멋진 표지를 만들기가 불가능해 보였고, 우리보다 먼저 번역본을 낸 스페인어판과 이탈리아어판이 내 기를 죽이며 엄청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기에… 거기다 분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한 번에 네 권을 디자인해야 했다. 각각이 독립적으로 시선을 붙들면서도 일관성을 담아낼 수 있도록. 무엇보다 나는 피셔가 이 책에서 논의한 책과 영화 중 본 게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갓반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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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펑크» 1권에서 분석되는 작품들

마크 피셔가 «k-펑크» 1권에서 분석하는 책,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한자리에 모아 보았습니다.

차례만으로는 피셔가 어떤 작품들을 다루었는지 알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그의 논의 대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하고픈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리한 목록이 «k-펑크» 1권이 아직 수중에 없는 독자뿐 아니라 이미 읽은 독자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목록은 피셔가 얼마간 비중 있게 논한 작품만 추린 거예요. 슬쩍 언급하고 지나가는 작품들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벼운 한마디가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는 것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언급들까지 궁금하다면 얼른 «k-펑크» 1권을 펼칠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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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무언가 새로운 걸 짓고 있어, 나를 위해 아름다운 무언가를

«k-펑크» 1권을 내면서 오랜만에 국내 필자의 서평을 받았습니다. 대중 음악 비평가이자 블로거로 맹활약 중인 나원영 선생님께 서평을 부탁드렸고, <우린 무언가 새로운 걸 짓고 있어, 나를 위해 아름다운 무언가를>이라는 아름다운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마크 피셔는 오랫동안 ‘제집 같지 않음’unheimlich이라는 기분에 골몰했어요. 이 기분은 자신이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초래하지만, 거꾸로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나원영 선생님은 채 완공되지 못한 k-펑크라는 집을 둘러보면서 제집 같지 않음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냅니다. 나아가 피셔와 마찬가지로 제집이 없는 듯이 느껴졌던 자신의 경험을 토로하고, 허구에 불과할지라도 자신만의 집을 지으려는 시도를 긍정합니다.

서평은 “혼자서는 집을 지을 수 없으니까요”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말은 «k-펑크»를 지침서 중 하나로 추가하라는 권유인 동시에 함께 각자의 공간을 지어 나가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불안정하고 불균등할지언정 그렇게 개개의 집이 모여야만 공동체도 꿈꿀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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